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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하이젠베르크는 어떻게 행렬역학을 유도하였나? (양자역학이 시작된 하이젠베르크의 1925년 논문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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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양자역학 교과서와 커뮤니티에서는 양자역학의 시작을 막스 플랑크의 양자화 가설로 꼽습니다. 플랑크는 흑체 복사를 설명하기 위해 고전 전자기 이론에서 유도될 수 있는 빛의 에너지에 대한 공식이 아닌, 자신의 이름이 붙은 상수에 빛의 진동수를 곱한 값을 빛의 에너지로 새롭게 정의하였습니다. 흔히 

$$E = \hbar \omega$$

로 표현 됩니다. 플랑크 이후 닐스 보어, 아놀드 좀머펠트, 엘버트 아인슈타인, 루이스 드브로이 등에 의해서 원자 세계의 물리 법칙들이 하나 둘 밝혀지게 되었고, 보통 이들에 의해서 (1920년 이전에) 연구된 양자역학을 고전 양자 역학(old quantum theory)이라고 부릅니다. 이 당시의 양자역학의 법칙들은 특정한 원리(혹은 공리)로 부터 유도된 것이 아니라, 경험적/실험적 규칙(empirical rule)으로 부터 유도되었거나 그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매우 간단한 가정으로 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각각의 법칙이 특정 현상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었습니다. 

 

1925년 독일의 젊은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에 의해서 물리학은 일대의 혁명을 겪게 됩니다. 현대 물리학의 두 기둥 중 하나인 양자역학이 탄생하게 되는 것 입니다. (다른 하나의 기둥은 당연히 상대성이론 입니다) 하이젠베르크는 1901년 12월 5일 생인데, 양자역학에 대한 그의 논문은 1925년 7월 29일에 완성(논문 투고 일) 되었으니, 만 23살 8개월의 젊은 청년이 물리학의 일대의 변화를 선도한 것 입니다. 만 23살 8개월이면 한국 나이로는 24살 혹은 25살이니, 요즘으로 치면 물리학과 학부를 졸업할 수준의 연령대 입니다. 

 

흔히 행렬역학으로 불리는 하이젠베르크의 새로운 형식의 역학에 대한 논문Über quantentheoretische Umdeutung kinematischer und mechanischer Beziehungen은 독일어 물리학 저널 Zeitschrift für Physik에 1925년 7월 투고되었고, 같은 해 9월 출판되었습니다. 논문의 제목을 영어로 번역한다면 Quantum theoretical re-interpretation of kinematic and mechanical relations, 우리말로 번역하면, 운동학과 역학 관계의 양자역학적인 재해석 쯤 됩니다. 물론 발번역 입니다. (kinematics에 대한 적절한 우리말 번역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논문에서 하이젠베르크는 고전역학에서는 "실수"로 정의되던 "위치"를 "행렬"값으로 바꾸어 놓았고, 자신이 고안한 "연산 법칙"을 이용하여 물리 문제를 풀어 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위 논문을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하이젠베르크가 어떻게 자신이 방정식을 만들수 있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원저 논문은 독일어로 쓰여졌습니다. 필자는 독일어를 할 수 없으니, 이 논문이 영어 번역본을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영어 번역본은 초기 양자역학에 대한 역사와 논문들을 모아 둔 책 Sources of Quantum Mechanics 이용하였습니다. 대학 도서관에서 접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혹은 인터넷 검색을 잘 하면 PDF 버전의 자료를 얻을 수 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오래된, 그것도 거의 100년이나 된, 논문들이 그렇듯, 그 당시의 원저 논문을 읽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요즈음에 비해 옛날에는 논문의 문체나 형식이 다듬어 지지 않았고, 그 당시의 수학적, 물리학적 배경 지식과 현대의 그것이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이젠베르크의 논문을 바로 보기 보다는, 물론 보긴 봐야 합니다, 이 논문에 대한 설명을 주제로 하는 논문 Understanding Heisenberg’s ‘‘magical’’ paper of July 1925: A new look at
the calculational details 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히는 이 논문에 대한 한국어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은 American Journal of Physics에 실린 논문으로 위 제목으로 구글 검색을 하면 Arxiv 논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이젠베르크의 논문을 이해하는 가장 편안 방식은 

(1)이 포스팅의 설명을 본다

(2) Understanding Heisenberg’s ‘‘magical’’ paper of July 1925: A new look at
the calculational details 논문을 본다

(3) 하이젠베르크의 논문을 본다

가 될 것 같습니다. 


하이젠베르크는 논문의 앞 부분에서 "위치, 주기 운동의 주기"와 같이 측정할 수 없는 양을 이용한 설명이나 우연히 운이 좋아서 실험을 설명할 수 있는 관계식 대신에 "오직 측정 가능한 물리량 사이의 관계식을 세우는 것"을 강조 합니다. 이는 흔히 양자역학 교과서나 다양한 저작에서 볼 수 있는 하이젠베르크의 철학이자 양자역학의 철학입니다. 원자의 위치라는 것은 측정하 수 없는 값이고, 또한 자신의 논문에서 위치라는 것은 더 이상 실수가 아닌 행렬(정확히는 인덱스가 두개 붙은 어떠한 양)으로 주어지는 것이니, 논문의 결과와 일치된 주장을 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그러한 주장을 할 수 밖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것 같습니다로 끝나는 문장의 내용은 모두 저의 뇌피셜입니다. 적당히 걸러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식 

 

따라서 하이젠베르크의 논문에서 처음 나오는 물리법칙(물리량들의 관계식)은 (원자에서) 에너지 준위와 빛의 파장(진동수)에 대한 식

입니다. 현대적인 표현법으로 나타내면

$$E_n - E_{n-\alpha} = \hbar \omega_n - \hbar \omega_{n-\alpha} = \hbar \omega_{n, n-\alpha}$$

입니다. (정확히는 $\omega$는 각속도 , $E$는 에너지, $f$는 주기 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것들을 그냥 혼용해서 편한대로 쓰겠습니다. 차원 변환은 각자 알아서 생각하면 됩니다) 에너지 준위 $n$에서 에너지 준위 $n-\alpha$로 전이(transition)하게 되면, 에너지의 차이에 해당하는 진동수의 빛을 발산한다는 식 입니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n-\alpha$ 보다는 그냥 $m$이라는 인덱스를 사용할 텐데, 하이젠베르크의 논문에서는 계속해서 $n-\alpha$를 사용합니다. 

 

위 과정을 한 번 더 하면,  $n \rightarrow n-\alpha \rightarrow n-\beta$ 가 되고, 이 때 에너지 관계식은 $$\omega (n, n-\alpha) + \omega (n-\alpha, n-\beta) = \omega(n, n-\beta)$$

가 됩니다. 

 

양자역학적인 물리량 기술

 

고전역학계에서 어떤 물체가 1차원에서 각속도 $\omega_n$로 주기 운동을 하고 있는 경우, 이 물체의 시간에 따른 위치 $x(t)$는 푸리에 급수를 이용하여 아래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x(t | \omega_n) = \sum_{\alpha= -\infty}^{\infty}X(\omega_n)_\alpha e^{i \alpha \omega_n t}$$

전하를 가진 입자가 $\alpha \omega_n$ 로 진동하고 있는 경우 $\hbar (\alpha \omega_n)$에 해당하는 빛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고, 이를 위 식과 유사하게 되도록 변환하면 고전역학에서의 $\alpha \omega_n \rightarrow \omega(n, n-\alpha)$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하이젠베르크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고전역학에서의 에너지 관계식을 양자역학에서의 에너지 관계식으로 변환을 하였습니다. $\alpha \omega_n$의 에너지 표현법이 왜 $\omega(n, n-\alpha)$로 바꿔질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대응 관계를 만들 수 있기에, 그렇게 표현한 것 (가정한 것) 같습니다. 굳이 가능한 해석을 하자면, 만일 모든 에너지 준위간 에너지 간격이 $\omega_n$로 일정하다면, $\alpha \omega_n$는 $\omega(n, n-\alpha)$와 같습니다. 실제로 이는 진동수가 $\omega_n$인 단조화 진동자의 에너지 준위와 같습니다. 

 

위 푸리에 변환식의 지수에 있는 $\alpha \omega_n$을 $\omega(n, n-\alpha)$로 변환하였으니, 지수의 앞에 곱해지는 $X(\omega_n)_{\alpha}$ 을 $X(n, n-\alpha)$와 같이 변환 할 수 있습니다. $\alpha \omega_n$에 대응되는 푸리에 계수를 $X(n, n-\alpha)$와 같이 $n, n-\alpha$의 두 인덱스를 갖는 값으로 변환한 것 입니다. 이 부분이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의 가장 중요한 가정인 "실수(복소수)"이던 물리량 "위치"가 "행렬"로 바뀌게 되는 부분입니다. 종합하면, 고전역학에서의 실수값을 갖던 시간에 따른 입자의 위치는

$$x(t) = \sum_{\alpha = -\infty}^{\infty} X(n, n-\alpha) e^{i\omega(n, n-\alpha) t}$$

와 같이 표현이되고, 위치는 $X(n, n-\alpha)$에 의해서 위치는 두 개의 인덱스 $n, n-\alpha$의 값을 갖는 수학적인 양으로 바뀌게 됩니다. 

 

위 설명이 이해 되지 않는다면, 정상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왜 저게 저렇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굳이 저와 같은 가정이 성립되는 양자역학 시스템(단조화 진동자의 해)를 찾을 수 있지만, 그 단조화 진동자의 해는 이 논문의 가정으로 부터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순환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충 비슷해 보이니 이렇게 한 번 해 보자" 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했더니 잘 되더라"의 설명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다른 설명을 찾을 수도 있는데, 고전 전자기 이론에 따르면 주기 운동을 하는 전하에서 초당 발생하는 에너지는 $$-\frac{dE}{dt} = \frac{e^2}{3 \pi \epsilon c^3}[\alpha \omega_n]^4 |X_{\alpha}(\omega_n)|$$

으로 주어짐이 알려져 있습니다. 대학교 물리학 전공생이라면 전자기학 2학기에 위 식의 유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즉, 고전 전자기 이론에 따르면 발생하는 빛의 에너지는 $\alpha \omega_n$의 네 제곱에 비례하고 $|X_{\alpha}(n)|$의 제곱에 비례하게 됩니다. 이 설명을 양자역학적으로 한다면, 입자가 에너지 준위 $n$에 있다가 $n - \alpha$로 전이하면서 에너지 $\omega_n - \omega_{n-\alpha}$를 방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따라서, $|X_{\alpha}(n)|$를 $X(n, n-\alpha)$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설명도 대단히 많은 가정을 포함하고 있는지라 제대로 된 설명은 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능한 설명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 부분이 하이젠베르크의 위대한 가정의 시작 입니다. "위치", "속도(운동량)"과 같은 값은 실제로 측정이 되지 않는 값이니 실제로 측정을 할 수 있는 "에너지"와 "에너지 준위"를 믿을 수 있는 양으로 가정 하고, "위치", "운동량"을 에너지 준위값을 이용하여 표현하면 위와 같은 표현이 가능하게 됩니다. 즉 에너지 준위 $n$에서 에너지 준위 $n-\alpha$로의 전위와 관련된 "위치"는 어쨌든 2개의 인덱스를 갖는 $X(n, n-\alpha)$와 관련된 값으로 쓸 수 있고, 이 전이와 관련된 진동수는 역시 2개의 인덱스를 갖는 $\omega(n, n-\alpha)$와 관련된 값으로 쓸 수 있습니다. 즉, 위치는 $X(n, n-\alpha)$ 와 $\omega(n, n-\alpha)$의 함수가 되는 것 입니다. 물론 여기서 $n$와 $n-\alpha$는 모든 가능한 에너지 준위를 나타냅니다. "$X(n, n-\alpha)$와 $\omega(n, n-\alpha)$를 이용하여 $x(t)$를 어떻게 쓸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긴 한데, $\omega(n, n-\alpha)$가 진동수이니 푸리에 급수를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따라서 $x(t) = \sum_{\alpha = -\infty}^{\infty} X(n, n-\alpha) e^{i\omega(n, n-\alpha) t}$ 와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위치"가 아닌 일반적인 물리량을 생각해서 일반화 하면, 하이젠베르크의 방법은 고전역학의 물리량을 두 에너지 준위와 관련된 값들의 함수로 표현한 것 입니다. 즉, 특정한 물리량 $Q$를

$$Q = F(\{Q_{n,m}, \omega_{n,m}|n, m = 0, 1, 2, 3 ...\})$$

와 같이 표현한 것 입니다. 실제로는 푸리에 급수에서의 아이디어를 얻어 $Q_{n,m}$과 $\omega_{n,m}$의 관계는 푸리에 급수에서의 계수와 지수가 됩니다. 여기에서는 임의의 "두(2)" 에너지 준위를 생각했는데, 당연하게도 임의의 "세(3)" 에너지 준위와 관련된 함수를 생각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 개의 에너지 준위가 도입 된다면 앞에서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omega (n, n-\alpha) + \omega (n-\alpha, n-\beta) = \omega(n, n-\beta)$$ 관계를 이용하여 3개의 에너지 준위간 관계를 2개의 에너지 준위간 관계로 바꿀 수 있습니다. 

 

$x(t)$를 구했으니, 이제 $x(t)^2$ 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계산할 차례 입니다. 고전역학에서는 그냥 단순히 실수의 제곱으로 주어집니다. 새로운 표현법에서는 $x(t) = \sum_{\alpha = -\infty}^{\infty} X(n, n-\alpha) e^{i\omega(n, n-\alpha) t}$가 되니, 이를 두 번 쓰게 되면,

$$x(t)^2 = x(t) \cdot x(t) = \big( \sum_{\alpha = -\infty}^{\infty} X(n, n-\alpha) e^{i\omega(n, n-\alpha) t}\big) \big( \sum_{\beta= -\infty}^{\infty} X(m, m-\beta) e^{i\omega(m, m-\beta) t}\big) $$

가 됩니다. $x(t)^2$ 역시 "위치의 제곱"이라는 단일 물리량이니, $x(t)$와 마찬가지로,

$$x(t)^2 = \sum_{\gamma = -\infty}^{\infty} Y(m, m-\gamma)e^{i \omega(m, m-\gamma)t}$$

와 같은 형태를 가져야 하고, 위 두 식을 비교하면,

$$Y(n, n-\beta) = \sum_{\alpha}X(n, n-\alpha) X(n-\alpha, n-\beta)$$

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omega (n, n-\alpha) + \omega (n-\alpha, n-\beta) = \omega(n, n-\beta)$를 활용하였습니다. 하이젠베르크는 이 논문을 쓸 당시 행렬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 같은 곱셈의 방법이 "행렬 곱의 연산 법칙"이라는 것을 당연히 몰랐다고 합니다. 요즘 물리학 전공생들이 양자역학을 배울 때는 당연히 행렬이라는 것을 먼저 배우고 난 뒤 양자역학을 배우기 때문에 (심지어 요즘엔 고등학생들도 행렬을 배웁니다), 위 연산의 결과가 매우 자연스럽다고 받아 들일 수 있습니다. 현대적인 표기법으로 옮기면 $X^2_{n,m} = \sum_{k}X_{n,k}X_{k,m}$으로 행렬 $X$의 제곱이 됩니다. 

 

위 과정에서는 단순히 위치 $X$에 대해서 다루었지만, 이를 일반화 하면 일반적인 물리량은 행렬로 표현이 되고, 두 물리량의 곱은 두 물리량에 대응되는 행렬의 곱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하이젠베르크의 역학을 행렬역학이라고 합니다. 

 

양자역학적인 운동방정식

 

위치에 대한 양자역학적인 기술을 마쳤으니, 이제는 이 양자역학적인 위치 "행렬"이 만족해야 하는 조건을 찾아야 합니다. 그 당시 잘 알려진 양자화 조건은 "주기 운동을 하는 물체의 액션은 항상 플랑크 상수의 정수배 이어야 한다" 입니다. 이는 보어의 원자 모델의 양자화 조건을 보다 일반화 한 것으로 보어-좀머펠트 양자화 조건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oint pdq = \oint m\dot{x}^2 dt = J = nh$$

가 됩니다. 하이젠베르크는 이 조건을 활용합니다. "고전" 양자 역학의 이론이긴 하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이 조건 외에는 특별한 조건이 떠 오르지 않습니다. 

 

위 식에 고전적인 시간에 따른 위치의 식 $x(t | \omega_n) = \sum_{\alpha= -\infty}^{\infty}X(\omega_n)_\alpha e^{i \alpha \omega_n t}$를 대입하고 정리하면,

$$\oint m \dot{x}^2 dt = 2\pi m \sum_{\alpha = -\infty}^{\infty} |X(\omega_n)_\alpha|^2 \alpha^2 \omega_n^2 = nh$$

가 됩니다. 여기서 정수 $n$을 실수라고 생각하면, 양변을 $n$으로 미분 할 수 있고, 양번을 $n$으로 미분하면,

$$h = 2 \pi m \sum_{\alpha = -\infty}^{\infty} \alpha \frac{d}{dn} (\alpha |X_\alpha(n)|^2\omega_n)$$

이 됩니다. "갑자기 왜 $n$을 실수로 생각하고, 양변을 $n$으로 미분하는가?" 같은 질문은 해서는 안됩니다. 그냥 그렇게 하는 것 입니다. 위 식에서 미분 해야하는 값을 $F(n) = \alpha |X_{\alpha}(n)|^2 \omega_n$ 라고 간단하게 쓰겠습니다. 그럼 이제 $F(n)$을 $n$에 대해서 미분 해야하는데, 하이젠베르크는 미분 대신 평균 "기울기"를 계산하여 미분을 대신 합니다. 즉 $\frac{d}{dn} F(n) \approx \frac{F(n +\alpha)  - F(n)}{\alpha}$ 를 이용합니다. 따라서 위 식에서 시그마 기호 안에 있는 식은 단순히

$$\alpha X_{\alpha}(n+\alpha) \omega_{n+\alpha} - \alpha X_{\alpha}(n) \omega_{n}$$

이 되고, $\alpha$를 음의 무한대 부터 양의 무한대까지 더하는 것을 양의 무한대만 더한 뒤 곱하기 2를 취하는 방식으로 간단히하면, 

$$h = 4 \pi m \sum_{\alpha = 0}^{\infty} \big[ |X_{\alpha}(n+\alpha)|^2 \alpha \omega_{n+\alpha} - |X_{\alpha}(n)|^2 \alpha \omega_{n} \big]
$$

를 얻습니다. 이 식은 위치 $x(t)$를 푸리에 변환을 이용하여 표현한 식 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하이젠베르크가 택한 근사가 포함돼 있습니다. 고전적인 위치의 표현을 양자역학적인 위치의 표현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X_{\alpha}(n) \rightarrow X(n, n-\alpha), \alpha \omega_n \rightarrow \omega(n, n-\alpha)$를 사용했었습니다. 이번에도 이 변환을 사용하여 위 식을 다시 정리하면,

$$h = 4 \pi m \sum_{\alpha = 0}^{\infty} \big[ |X(n+\alpha, n)|^2 \omega(n+\alpha, n) - |X(n, n-\alpha)|^2 \omega(n, n-\alpha) \big]$$

를 얻게 되고, 이것이 바로 위치 행렬 $X(n, n-\alpha)$가 만족시켜야 하는 조건이 됩니다. 

 

양자역학의 위치-운동량 교환 법칙

 

위 식에서 $|X(n+\alpha, n)|^2 \omega(n+\alpha, n)$ 가 어떤 의미인지 한 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값은 일반적으로 $X(n+\alpha, n)$는 복소수 값을 갖게 되고, 따라서 $|X(n+\alpha, n)|^2 = X(n+\alpha, n)X(n+\alpha, n)^*$ 입니다. 여기서 $z^*$는 복수수 $z$의 켤레 복소수 입니다. $X(n+\alpha, n)^* = X(n, n+\alpha)$ 이고 따라서, 

$$|X(n+\alpha, n)|^2 \omega(n+\alpha, n) = X(n, n+\alpha) \omega(n+\alpha, n) X(n+\alpha, n) $$

로 쓸 수 있습니다. 위치를 미분하면 속도가 되고, 속도에 질량을 곱하면 운동량이 됩니다. 따라서 운동량에 대응하는 "행렬"은 $P(n, n-\alpha) = i m \omega(n, n-\alpha)X(n, n-\alpha)$가 되는데, 바로 위 식과 비교하면,

$$X(n+\alpha, n)|^2 \omega(n+\alpha, n) \propto X(n, n+\alpha) P(n+\alpha, n) = XP(n, n)$$

이 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비교이니,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연습장에 한 번 써보면 위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입니다. 두 번째항 역시 비슷한 방법으로 쓸 수 있고, 이를 종합하면 하이젠베르크가 쓴 위치 "행렬" $X$가 만족해야 하는 식은 결론적으로 

$$i\frac{h}{2 \pi} = (XP - PX)(n, n)$$

이 됩니다.

 

즉, 위 조건은 양자역학을 대표하는 위치와 운동량 연산자의 관계를 알려주는 식 $[\hat{x}, \hat{p}] = i \hbar$ 의 대각성분 입니다. 첨언을 하자면, $[\hat{x}, \hat{p}] = i \hbar$ 이 성립한다(성립 돼야 한다)를 처음으로 밝힌 사람(논문)은 하이젠베르크가 아닌 막스 보른과 파스쿠알 요르당(Pascual Jordan) 입니다. 하이젠베르크의 지도 교수 보른과 요르당은은 하이젠베르크의 논문을 보고서, 하이젠베르크가 찾은 위치 행렬 $X$의 조건이 $i\frac{h}{2 \pi} = (XP - PX)(n, n)$로 표현될 수 있음을 알아냈고, 대각성분이 아닌 값에서는 만일 그 값이 0이 되어야 한다면, 위치 행렬과 운동량 행렬의 관계를 $[\hat{x}, \hat{p}] = i \hbar$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이 양자역학의 Fundamental commutation relation $[\hat{x}, \hat{p}] = i \hbar$이 나오게 된 과정입니다. (사실, 하이젠베르크의 논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자신이 얻은 방법론을 강제조화진동자에 적용하여 해를 얻습니다.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기도 하고, 사실 지금 단계에서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논문 그 자체를 설명하는 것은 여기서 멈추도록 하겠습니다) 하이젠베크르의 유도 과정의 중간 중간에 매우 많은 가정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전체 과정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는데, 그게 정상입니다. 위 과정을 요약하자면,

 

(1) 고전 양자 역학 이론에 따르면, 서로 다른 두 에너지 준위 $n, m$ 에서 전자가 전이 하는경우 $\omega_{n,m}$ 만큼의 에너지가 발산 됨, 만일 전이가 두 번 일어나게 된다면, $n \rightarrow m \rightarrow, l$, $\omega_{n,m} + \omega_{m,l} = \omega_{n,l}$이 성립함

 

(2) 주기 $\omega$ 를 갖는 주기 운동의 시간에 따른 위치는 푸리에 급수로 쓸 수 있음. 즉,$$x(t | \omega_n) = \sum_{\alpha= -\infty}^{\infty}X(\omega_n)_\alpha e^{i \alpha \omega_n t}$$

(3) 위 식에서 $\alpha \omega_n \rightarrow \omega(n, n-\alpha)$, $X_{\alpha}(\omega_n) \rightarrow X(n, n-\alpha)$로 바꿈. 물리적 과정은 두 에너지 준위간 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특정한 물리을 2개의 에너지 준위가 반영된(즉 2개의 인덱스를 사용하는) 값으로 표현

 

(4) (1)과 (3)에 따라서 두 물리량을 곱하는 것은 두 물리량에 대응되는 행렬을 행렬 곱 하는 것과 같음

 

(5) 고전 양자 이론의 양자화 조건에 (2)와 (3)을 대입하여 정리하면 위치 행렬 $X(n, n-\alpha)$가 만족해야 하는 조건을 얻을 수 있음 

 

(6) (5)에서 얻은 조건에 조금의 가정(대각성분은 값이 0이다)을 보태면 $[\hat{x}, \hat{p}] = i \hbar$를 얻게 됨

 

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결국 핵심은 (3)의 과정인데, 이 과정을 통해서 실수 값을 가졌던 위치, 운동량은 행렬으로 변하게 됩니다. (3)의 과정만 받아 들이게 된다면, 이후 과정은 고전 역학적인 결과에 (3)을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개념적으로는 그리 어려운 과정이 아닙니다. 

 

이상 하이젠베르크의 1925년 논문의 중요한 내용을 살펴 보고, 이를 "유도" 해 보았습니다. 앞서 언급 했듯, 위 설명의 대부분은 논문 Understanding Heisenberg’s ‘‘magical’’ paper of July 1925: A new look at
the calculational details 을 참고한 것이며, 중간 중간에 저의 해석과 의견이 포함 돼 있습니다. 대부분의 양자역학 교과서 혹은 대학교 물리학 전공 과정 중에서는 하이젠베르크가 어떻게 하여 행렬역학에 도달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을 텐데 (1)슈뢰딩거 방정식을 통해서 설명을 하고 문제를 푸는게 더 쉬움, (2)이걸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함(이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음), (3)이해가 매우 어려움 일 것 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학부 수준에서라도) 양자역학을 공부하고 나서, 양자역학이 어떠한 방식을 통해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를 찾아보는 것은 상당히 가치 있는 일 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젠베르크의 첫 논문이 나오고 나서, 보른-요르당-하이젠베르크 세 사람을 또 하나의 논문을 쓰게 됩니다. 이 논문에서는 행렬을 소개하는 것 부터 시작하여 행렬역학의 핵심 결론과 이를 실제 문제에 적용하여 양자역학적인 해를 얻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의 내용은 대학교 물리학 전공생이 한 학기 동안 배우는 내용입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 이후의 이야기도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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