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써 보는 학사 물리학 전공 교과목 테크트리 입니다.
각 대학교에서 강의 하는 과목에 따라서 혹은 개인의 성향이나 목표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과정은 위와 같습니다. 대학원 이상 전공 과목에서는 크게 다를 수 있겠으니, 학부 수준에서는 위 과정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입니다. 각 과목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무래도 테크트리에 대해서 설명하는 포스팅이니, 다른 과목들과의 관계에 집중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일반물리학
일반물리는 물리학 전공 학생 뿐 아니라 이공계 1학년이면 모두 수강하는 과목입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물리2(고등학교 졸업한지 매우 오래 돼서, 아직도 물리2라는 이름인지는 모르겠으나...)에서 배웠던 내용을 보다 체계적이고 심도있게 배운다고 보면 됩니다. 고등학교에서 물리2를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라는 그리 어렵지 않게 수강할 수 있는 과목으로, 고등학교 물리2에서 배울 수 없었던 내용을 배우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리 많이 나오진 않지만, 미분방정식, 미적분학(특히 전자기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divergence, curl, gradient등)과 같은 수학적 테크닉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물리2만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과 같이 현대물리학의 내용이 후반부에 나오긴 하지만 학기말이라 시간 관계상 이 부분은 배우지 않기도 합니다. 사실 일반물리 수준에서는 양자역학이나 양자역학 이후에 있는 내용을 배울 필요도 없고, 배운다고 해도 이해하기도 힘듭니다.
미적분학
미적분학 역시 물리학 전공 학생 뿐 아니라 이공계 1학년이면 모두 수강하는 과목입니다. 말그대로 미분과 적분에 대해서 대학교 수준의 공부를 하는 것인데, 1학기에는 보통 수열, 극한, 행렬, 테일러급수 등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2학기에는 다중적분, Gradient, Divergence, Curl, 그린정리, 스토크스 정리 등에 대해서 공부합니다. 1학기에 나오는 수학이 고전역학 공부에 필요한 수학적 테크닉라면, 2학기에서 나오는 수학은 전자기학을 공부하기 위한 수학적 테크닉입니다.
미분방정식
미분방정식은 보통 2학년 1학기에 수강하기도 하지만, 저의 경우 1학년 2학기에 수강하였습니다. 1학기 미적분학 정도 외에는 별다른 선수 과목은 없기에 1학년 때 듣더라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수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와, 비 수학과 학생들 (수학과를 제외한 이공계 혹은 경제 상경 계열) 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가 나뉘어 져 있을 수 도 있는데, 전자의 경우 좀 더 fundamental 하고 formal한 내용을 배운다면 (예를들면 해의 존재성, 유일성 등을 공부하거나 매우 엄격한 조건 하에서 해를 구하는 방식 등), 후자의 경우 문제를 푸는 방법이나 application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사실, 물리학은 미분방정식을 푸는 것이라고 해도 틀린 표현은 아닐만큼 물리학에서 미분방정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큰데, 미분방정식을 공부하면서 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에 나오는 문제를 미리 접할 수 있습니다.
역학 : 2계 선형 미분 방정식 -> 역학의 Harmonic oscillator
전자기학 : 르장드르 미분 방정식, 헬름홀츠 미분 방정식, 베셀 미분 방정식 -> 라플라스 방정식
양자역학 : 고유 방정식 -> 슈뢰딩거 방정식
이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전역학
물리학 전공 학생이 처음으로 배우는 전공 과목입니다. 미분방정식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수강하는 것이 좋긴 하나, 미분방정식은 고전역학의 필수적인 선수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전역학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의 미분방정식은 조금만 공부한다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학기 역학에 나오는 주제인 강체의 역학이나 결합진동자와 같이 약간은 수학적으로 formal한 description이 필요한 부분에서 선형 대수학의 개념이 필요하긴한데, 이 선형대수학 역시 필수적인 선수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물리학과 2학년 학생이라면 고전역학, 미분방정식, 선형대수학을 동시에 수강할거라 생각합니다.
고전역학은 이후 양자역학, 전자기학, 통계역학 등을 공부하는데 필수적인 선수과목으로 고전역학에서 나온 내용이 양자역학, 전자기학, 통계역학에는 나오지 않을 수 있더라도 고전역학 문제를 풀면서 익혔던 테크닉를 이용하여 양자역학, 전자기학, 통계역학의 문제를 푸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과목입니다.
Marion의 Classsical Dynamics of particles and systemes를 주로 공부하였습니다. 이 책만 잘 공부해도 고전역학이나 고전역학과 관련된 수학적인 테크닉은 충분히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Fowles의 Analytic Mechanics도 함께 보긴 했는데, 책의 편집이라든가 설명방식에서 Fowles는 Marion에 비해서 딱딱한 느낌이었습니다. Goldstein의 Classical Mechanics는 주로 대학원에서 사용되는 교재인데, 학부 수준의 책을 이해한 다음에 보면 더 좋습니다.
선형대수학
선형대수학은 양자역학의 사실상 필수 선수 과목입니다. 양자역학 시간에도 물론 양자역학에 이해를 위한 필수적인 선형 대수학을 배우긴 하겠지만, 양자역학 시간에는 양자역학 그 자체를 이해하기에도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양자역학을 배우기 전에 수학적인 테크닉을 닦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위 책으로 공부했는데, 후반부에 있는 내용은 어려워서 이해가 잘 안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양자역학
고전역학이 처음 배우는 물리학 전공과목 이라면 양자역학은 가장 중요한 물리학 전공 과목입니다. 양자역학을 배우기 전에 배웠던 모든것이 양자역학을 위해서 필요하고, 양자역학을 배우고 나서 배우는 새로운 분야에는 항상 양자역학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위 테크트리 지도에서도,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양자역학이 중심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선수과목은 물리쪽에서는 역학과 전자기학 정도이며, 수학에서는 미분방정식과 선형대수학입니다. 양자역학에서는 복소수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수학 과목인 복소함수해석학을 공부하는 경우도 있는데, 적어도 학부 수준의 양자역학에서는 복수함수해석학의 지식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양자역학 후반부에 배우는 스케터링 부분에서 Contour Integral과 같이 약간의 복소함수해석학의 테크닉이 필요하지만, 이는 물리수학시간에 공부하면 충분합니다.
Griffiths의 Quantum Mechanics 책을 공부했는데, 학부 과정에서 처음 양자역학을 공부하기에는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Liboff의 Introductory Quantum Mechanics도 사 놓긴 했지만, 왠지 모를 딱딱함과 Formal함에 기가죽어서 별로 보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책을 두루 공부하기 보다는 적당히 이해가 편한 책을 열심히 보는 편을 선호 합니다.
전자기학
전자기학은 두 학기로 배우는 과목인데, 1학기에는 정전기학Electrostatics를 2학기에는 맥스웰 방정식을 통한 전자기파 혹은 동전기학Electrodynamics를 배웁니다. 정전기학은 사실상 Vector Calculus와 미분방정식의 응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Vector Calculus와 미분방정식의 지식을 많이 요구합니다. 조금 과장하면 라플라스 방정식을 푸는것이 정전기학의 전부인데, Cylindical Coordinate 혹은 Spherical Coordinate에서 라플라스 방정식을 푸는 과정에서 특수 함수(베셀 함수, 르장드르 함수, 라게르 함수 등)와 구면조화함수 Spherical Harmonics를 접하게 됩니다. 이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서는 미분방정식과 선형대수학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2차원에서 라플라스 방정식을 풀기위해 복소함수를 도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양자역학 과목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굳이 복소함수해석학을 수강할 필요는 없습니다.
Pollack & Stump의 Electromagnetism이라는 다소 마이너(?)한 책을 공부했는데, 다른 전자기학 책을 많이 보진 않아서 비교가 어렵지만, 굉장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통계역학 (열역학)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을 정상적으로 수강한 상태에서 들어야 하는 과목입니다. 고전역학계 혹은 양자역학계의 문제를 통게역학적인 개념을 동원하여 해결하는 것이 통계역학의 주된 과제이기 때문에,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반드시 필요한 것 입니다. 통계역학에서 페르미 가스Fermi gas의 비열을 구한다거나, 보즈 가스Bose gas의 비열을 구하는 것은 고체물리학의 문제와도 직결 됩니다.
Kittel의 Thermal Physics 책으로 공부했는데, 좀 옛날 책이라서 그런지 저에게는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워낙 방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책이라 학부 한 학기 과정에서 이 책을 모두 공부하기란 매우 힘든것 같습니다. 통계역학적인 접근 보다는 순수하게 열역학적 설명이 많아서 여러웠던것 같습니다.
상대론
고전역학과 전자기학이 선수과목입니다. 이외에 특별한 선수 과목은 없고, 선형대수학을 알고 있으면 좋습니다. 상대론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하는 경우 미분기하학을 공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체물리학
고체물리학은 물질의 물리적 특성을 양자역학, 통계역학, 전자기학의 지식을 이용하여 설명하는 과목입니다. 따라서 이 과목들이 모두 필수적인 선수 과목입니다. 특히 양자역학이 가장 중요한데, 양자역학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이는 고체물리학의 기본 개념인 밴드이론을 정확히 이해할 수 도 없습니다.
역시 Kittel의 Introduction to Solid State Physics로 공부했습니다. Thermal Physics책과 마찬가지로 오랜된 책이고 매우 많은 범위를 설명하는 책이라 처음 공부할 때는 조금 어려운 책이라 생각합니다. 좀 더 학부생 친화적인 고체물리학 책을 찾아서 공부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리수학
물리수학은 물리학 연구에 필요한 수학적인 방법론만을 골라서 속성(?)으로 배우는 과목입니다. 미분방정식, 선형대수학, 복소해석학 등 여러 과목의 내용을 주로 한 학기 동안 배우기 때문에 수학적인 디테일 보다는 물리문제의 활용에 치우쳐서 공부하게 됩니다. 사실 미분방정식, 선형대수학, 복소해석학 과목을 따로 수강한다면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혹은 디테일한 물리문제에 수학적인 지식을 어떻게 적용하여 문제를 풀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수강하는 것이 좋은 과목입니다.
아프켄 책으로 공부했습니다. 물리공부를 하다가 잘 모르는 수학이 있으면 찾아 보면 거의 모든 내용이 있을 만큼 방대한 책 입니다. 중간 중간에 오타라든가, 유도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 만한 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광학
광학은 전자기학을 한 한기 더 배운다고 생각하면 되는 과목입니다. 당연히 전자기학이 선수과목이며 고전역학이나 양자역학적인 배경지식은 거의 필요가 없습니다. 푸리에 급수(변환), 해석기하학에 익숙하다면 광학에서 나오는 이론들을 쉽게 받아 들일 수 있습니다.
전산물리
전산물리는 물리 방정식을 컴퓨터의 도움으로 푸는 방법론을 배웁니다. 풀려고 하는 방정식이 고전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에 나오는 방정식이니 고전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의 기본지식이 있으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훨씬 수월합니다. 학부 과정에서는 주로 해석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데 집중하는데, 컴퓨터를 이용한 수치적인 해법을 푸는것도 물리적인 직관이나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데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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