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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고전역학-2]사이클로이드가 등시 곡선 임을 증명하는 가장 우아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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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로이드(Cycloid)는 직선 위로 원을 굴렸을 때, 원의 원주 위에 있는 한 점이 그리는 자취 입니다.

위기피디아에서 다운

사이클로이드는 굉장히 재미난 특징을 가지는 곡선인데,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1) 사이클로이드는 최단 하강 곡선이다

(2) 사이클로이드는 등시 곡선이다

 

입니다. 

 

최단 하강 곡선이라는 성질은 매우 유명한데, 아마도 "등시 곡선"을 검색해서 이 글을 접하시는 분이라면, 사이클로이드가 최단 하강 곡선임을 증명하는 것은 한 번쯤 보셨을 것 입니다. 그래서 (1)의 증명은 생략 합니다. (1)에 대한 증명은 사이클로이드를 다루는 위키피디아 페이지 등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에서는 (2)에 집중할 것 입니다. 물론 위키피디아 등의 웹 사이트에서 (2)를 증명한 것이 있지만, 그리 쉬운 증명방법은 아닙니다. 위키피디아의 등시 곡선 페이지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사이클로이드가 등시 곡선임을 증명하는 것이 설명 돼 있는데, 

 

(A) 라그링지안 솔루션

(B) 가상 중력 솔루션

(C) 아벨의 솔루션

 

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우아한 증명 방식은 (A) 라그랑지안 솔루션인데, 이에 대해서는 "스케치" 수준의 증명만 있을 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증명은 돼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에서는 (A) 라그랑지안 솔루션에 해당하는 증명 방법의 Explicit 한 증명을 할 것 입니다. 

 

단조화진동자의 주기

 

위 그림과 같이 사이클로이드의 한 곳에 물체를 놓으면, 물체는 중력에 의해서 가장 낮은 지점으로 굴러가고, 운동에너지에 의해서 다시 반대편으로 올라 갑니다. 마찰력이나 공기의 저항이 없다면, 물체가 반대편으로 올라간 높이는, 물체가 처음에 놓였던 높이와 같을 것 입니다. 사이클로이드가 등시 곡선이라는 것은 사이클로이드의 어느 위치에 물체를 놓더라도 물체의 진동의 주기는 일정하다는 것 입니다. 매우 신기한 성질입니다. 

 

익숙한 물리계 중에서 "XX와 상관 없이 주기 운동의 주기가 일정한 것"을 접할 수 있는데, 이는 바로 단조화진동자 입니다. 단조화진동자는 "진폭"에 상관 없이 주기가 일정합니다. 이는 단조화진동자의 운동방정식으로 부터 바로 알 수 있는데, 단조화진동의 라그랑지안, 이로 부터 얻을 수 있는 운동방정식, 그리고 최종 솔루션은 아래와 같습니다. 

 

$$\text{Lagrangian} L = T - V = \frac{1}{2}m \dot{x}^2 - \frac{1}{2} k x^2$$

$$\text{equation of motion}, \frac{d^2x}{dt^2} + \omega^2 x^2 = 0, \text{where } \omega^2 = \frac{k}{m}$$

$$x(t) = A \cos \omega t + B \sin \omega t$$

 

여기서 $m$은 물체의 질량 $k$ 는 용수철 상수 입니다. 최종 $x(t)$ 식에서 알 수 있드시, 물체의 움직임은 주기적이며 진폭 $A$ 혹은 $B$와는 무관하게 $\omega = \sqrt{\frac{k}{m}}$ 와 같이 물체의 질량과 용수철 상수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단조화 진동은 "진폭"에 상관 없이 주기가 일정한 운동이고, 사이클로이드 곡선 위에서 물체의 움직임은 "높이"에 상관 없이 주기가 일정한 운동이니, 이 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사이클로이드 곡선 위를 움직이는 물체 시스템의 라그랑지안

 

사이클로이드 곡선 위를 움직이는 물체 세스템의 라그랑지안을 한 번 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라그랑지안을 구할 때는 물체의 위치를 기술하는 일반화 좌표를 선택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사이클로이드의 가장 낮은 부분에서 부터 물체의 위치까지의 곡선의 길이"를 일반화 좌표로 선택하겠습니다. 

위 그림에서 사이클로이드 곡선을 따라서 붉은색으로 표시한 부분의 길이가 물체의 위치를 기술하는 일반화 좌표 입니다. 이 경우 이 시스템의 라그랑지안은

 

$$L(s) = \frac{1}{2}m\dot{x}^2 - mgh(s)$$

 

가 됩니다. $s$ 자체가 물체가 이동한 거리이기 때문에 운동에너지 항이 간단하게 $\frac{1}{2}m \dot{x}^2$ 이 됩니다. 문제는 물체의 위치에너지 $mgh(s)$ 를 구하는 것인데, $mg$ 는 상수이니 문제가 없고, 실제로 문제는 물체의 높이를 물체의 이동거리로 표현하는 것 입니다. 

 

사이클로이드 곡선의 매개변수

 

사이클로이드 곡선의 방정식을 표현하는 방법 중,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매개변수를 활용하는 것 입니다. 사이클로이드 곡선이 직선 위를 구르는 원의 원주 위의 한 점의 자취 라는 정의를 이용하면, 사이클로이드 곡선은 아래와 같은 매개변수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x = r(t - \sin t)$$

$$y = r(1-\cos t)$$

 

여기서 $r$은 직선 위를 구르는 원의 반지름 이며, $t$는 매개변수로 $[0, 2\pi]$ 값을 갖습니다. 이 매개변수 방정식을 통해서 얻어지는 곡선은 아래와 같은 모양입니다. 아래 곡선에서 색깔은 매개변수 $t$의 값을 표현하는데, $t$가 작을 때는 보라색, $t$가 클 때는 붉은색으르 갖습니다.

위 매개변수 방정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곡선은 사실, 우리가 원하는 모양의 곡선이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곡선은 아래로 볼록한 곡선이지만, 위 곡선은 위로 볼록한 곡선입니다. 또한, 우리가 원하는 곡선은 아래로 볼록한 곡선의 가장 낮은 부분이 원점 $(0, 0)$에 놓이는 것 입니다. 이 경우가 돼야 분석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 매개변수 방정식을 조금 수정해 주어야 하는데, 곡선의 대칭 변환과 이동을 통해 원하는 형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선 위 곡선을 $y=0$ 에 대해서 거울 대칭 이동 시키면,

위와 같은 형태의 곡선을 얻습니다. 아래로 볼록한 곡선은 만들었는데, 가장 낮은 지점이 원점은 아닙니다. 따라서 위 곡선을 평행이동 시키면,

우리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형태의 곡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곡선의 매개변수 방정식은

 

$$x = r(t - \sin t) - \pi r$$

$$y = -r(1-\cos t) + 2r$$

 

입니다. $y$의 괄포 앞에 부호가 바뀐 것, $x$와 $y$에 항이 더 추가 된 것은 각각 대칭 이동과 평행 이동을 의미 합니다. 

 

일반화좌표 $s$의 표현

 

위 매개변수 방정식에서 $t=\pi$ 에 해당하는 점이 원점입니다. 따라서, 원점으로 부터 오른쪽으로 올라간 곳에 있는 물체의 이동 거리는 아래와 같이 정의 됩니다. 

 

$$s(t') = \int_{\pi}^{\pi + t'} v(t) dt$$

 

원점을 $t=\pi$, 물체의 위치에 해당되는 지점의 매개변수값을 $t = \pi + t'$ 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위 식은 곡선의 길이를 계산하는 적분식으로 $v(t)$는 정의에 따라서,

 

$$v(t) = \sqrt{ \dot{x(t)}^2 + \dot{y(t)}^2}$$

$$=\sqrt{r^2 (2-2\cos t)} = \sqrt{2r^2(1-\cos t)} = 2r\sin \frac{t}{2}$$

 

가 됨을 약간의 계산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이 값을 위 적분식에 대입하여 $s(t')$를 구하면,

 

$$s(t') = 4r \sin t'$$

 

를 얻습니다. 즉 일반화 좌표를 곡선을 표현하는 매개 변수 $t'$의 함수로 표현하였습니다. 

 

위치에너지

 

위치에너지는 단순히 $y(t)$와 같기 때문에, 

 

$$V(t) = mgh(t) = mgy(t) = mg (2r - r +r \cos (\pi + t') )$$

$$=mgr(1-\cos t') =mg \cdot 2r \sin^2 \frac{t'}{2}$$

 

가 됩니다. 매개 변수 $t'$와 일반화 좌표 $s$의 관계식 $s(t') = 4r \sin t'$ 를 이용하여 위 $V(t) = mg \cdot 2r \sin ^2 \frac{t'}{2}$ 에서 $t'$를 소거하면, 즉, $\sin \frac{t'}{2} = \frac{s}{4r}$ 을 $V(t')$ 에 대입하면,

 

$$V(s) = \frac{mgs^2}{8r}$$

 

을 얻습니다.

 

사이클로이드 곡선 위를 움직이는 물체의 라그랑지안

 

최종적으로 우리가 얻으려 했던 이 시스템의 라그랑지안을 일반화 좌표 $s$의 함수로 쓰면 아래와 같습니다. 

 

$$L(s) = \frac{1}{2} m \dot{s}^2 - \frac{mgs^2}{8r} = \frac{1}{2} m \dot{s}^2 - \frac{1}{2} \frac{mg}{4r} s^2$$

 

위 라그랑지안을 단조화진동자의 라그랑지안 $L = \frac{1}{2} m \dot{x}^2 - \frac{1}{2} k x^2$와 비교하면, $x \rightarrow s$, $k = \frac{mg}{4r}$ 의 대응을 갖습니다. 즉, 단조화진동자의 운동과 사이클로이드 곡선 위에서 물체의 운동은 각 항의 계수만 다를 뿐 일반화좌표의 변수의 형태는 같습니다. 즉 사이클로이드 곡선 위에서 물체의 운동은 단조화진동과 "같고", 이때의 주기(정확히는 $2\pi f$)는 $\omega = \sqrt{\frac{g}{4r}}$ 이 됩니다. (증명 끝)

 

역시 물리에서는 단조화진동자가 가장 중요하다

 

위 증명은 사이클로이드 곡선위를 움직이는 물체의 라그랑지안과 단조화진동자의 라그랑지안이 형식적으로 같다는 것을 유도하면서 완료되었습니다. 단조화진동자는 해석적으로 풀 수 있는 간단한 시스템임과 동시에 매우 특이한 성질을 갖는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제목에서 "가장 우아한" 방법 이라고 하였는데, 약간의 과장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쉽게 시스템을 이해하는 방식은 "해당 시스템과 단조화진동자와의 관계를 찾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서는 "시스템을 기술하는 일반화좌표를 사이클로이드의 가장 낮은 점에서 물체가 있는 곳 까지의 거리" 라고 정의한다면 사이클로이드 시스템은 단조화진동자의 시스템과 "같아" 지는 것 이었습니다. 단조화진동자의 역학에 대해서는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 위 대응을 통해서 사이클로이드 시스템에 대해서도 아주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의 도입부에서 언급한 사이클로이드가 등시곡선임을 증명하는 (B), (C) 의 방법은 (A) 방법 보다 더 직접적이고 기계적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문제를 직접적으로 수학 계산을 통해서 푸는 것 일뿐 "물리적 사고"를 이용한 증명이라고는 할 수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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